개인적으로 미국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사실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이하로. 코)는 뻔하고 유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 전 본 연애 빠진 로맨스라는 영화가 생각보다 재밌어서 놀랐습니다. 오늘은 달라지고 있는 한국 로코의 특징과 관력작 추천까지 함께 적어보겠습니다.
1. 연애 빠진 로맨스
2021년 연말에 개봉한 멜로 로맨스 장르의 한국 영화입니다.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국내 배우인 '전종서', '손석구' 주연으로 개봉 당시보다 요즘 더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30대인 제가 보기에 주인공 커플뿐 아니라 각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들까지 현실적으로 20대 후반 이후의 연애를 위트 있게 그려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과 연애, 그 어떤 한 가지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인생과의 권태기를 겪고 있는 스물아홉 여자인 '자영'과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서른셋의 '우리'가 흔한 데이트 어플을 통해 만나게 되면서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데이트 어플에 익숙하지 않은 둘이 만난 건 우연이었고, 서로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만나게 되는데 의외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고 서로에 대한 가벼운 호기심이었던 관계에서 급속도로 가까운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관계를 정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어가는 연애 속에 '우리'가 숨기고 있던 비밀을 털어놓겠다고 마음먹은 날, '자영'이 우연히 본 그의 핸드폰 팝업창을 통해 그 비밀을 먼저 눈치채게 되고 풀 수 없는 오해로 둘은 멀어지게 됩니다. 둘의 연애를 시작하는 과정이 재미있기도 하고, 워낙 매력 있는 두 배우의 케미 덕에 결말까지 지겨움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2. 한국 로코 특징
가난한 여자와 재벌집 아들의 우연한 만남, 그리고 남자 측 가족들의 반대에 맞서는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들의 이야기는 흔히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불립니다. 그 정도로 이 장르에서 너무나도 흔하게 보이는 콘셉트인데 대부분의 로맨스 장르나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여자들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멋진 남성을 우연히 만나고 그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으며 계급상승을 꿈꾸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 설렘을 느끼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이런 콘셉트에 싫증을 느끼며 '뻔한 전개'라며 특이하거나 색다른 콘셉트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한국에서 막장 드라마들이 한참 유행을 하면서 조금 더 자극적이거나 개성 있는 인물 설정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성'에 대한 이야기를 얼마나 부담 없이 가볍게 풀어냈느냐도 중요해진 느낌인데 이 과정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솔직한 젊은 층의 연애 이야기가 다소 신선하게 느껴지고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3. 관련작
2019년 개봉한 '가장 보통의 연애'와 콘셉트가 어딘가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김래원과 공효진이라는 솔직함의 아이콘과 같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으며 젊은 층의 가벼운 연애, 스킨십과 술자리에서의 모습 등이 자주 나오는데 분위기는 좀 다릅니다. 오해하기 좋은 상황에서 처음 마주치게 되는데 그가 매일같이 봐야 할 회사 동료가 된다면 어떨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 상황에 남, 여 주인공이 맞닥뜨리게 되고 오해와 불편함 속에서 서로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수줍고 망설임 많은 캐릭터가 아닌 기가 센 캐릭터 둘이 만났을 때 보이는 매력적인 조합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다음은 '해피 뉴 이어'입니다. TVING의 오리지널 영화로 극장과 해당 플랫폼에서 동시에 개봉한 특이한 작품입니다.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는 14인의 주인공의 각기 다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멜로,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배우들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이 콘셉트에서 헷갈림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출연 배우들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각기 다른 14인의 색다른 사랑을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입니다. 이 외에도 '장르만 로맨스'와 '너의 결혼식', '달짝지근해:7510' 등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