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픽사를 모두 만날 수 있는 OTT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를 구독 중인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애니메이션들을 뽑아봤습니다. 저는 일주일 내내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이런 힐링물을 찾곤 하는데 이럴 때 보기 좋은 작품들입니다. 오늘의 리스트는 '업'과 '윌 E', '소울' 이렇게 세 편입니다.
1. 업
보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던 작품입니다. 등장하는 할아버지 캐릭터부터 해서 말하는 반려견까지 제 눈물 포인트들이 많아서 더 따뜻하기도 했고, 괜히 슬프고 아련하게도 느껴졌습니다. 특히 얼마 전 개봉한 '엘리멘탈'의 시작에 이 할아버지의 현재 모습이 잠깐 보이는데 이미 이 영화를 아는 분들은 가슴 찡하고 뭉클한 순간이었고, 아직 못 본 분들이나 어린 친구들에게는 궁금증을 자아내며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특성상 어린아이들이나 동물들, 혹은 이제 막 성인이 되는 아이들이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에서는 특이하게 아내와 사별한 할아버지가 주인공입니다.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며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할아버지가 다시 한번 꿈을 꾸기 시작하고, 그것을 실현하게 되는데 그 안에서 만나는 순수함 그 자체인 인연과 티격태격 대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활기를 찾아가게 됩니다. 한 여름밤의 꿈같은 아련하고 순수한 동화 같은 이야기이기도 한데 이 영화는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힐링물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성인들은 아이들과는 또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건 물론이고 다른 어떤 만화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 봐도 결코 적거나 얕지 않은 깊이 있는 감동을 주기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2. 윌 E
어딘가 촉촉하고 설레는 여름밤과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앤드류 스탠튼 감독의 작품으로 제가 정말 애정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08년 개봉작인데도 시대를 앞서간 듯한 소재와 진행이 바로 어제 개봉했다고 해도 믿을 듯한 느낌입니다. 먼 미래의 이야기를 그려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환경오염이 심각해 이대로 가면 인류가 소멸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소견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영화는 먼 미래에 인류가 떠나고 난 뒤 쓰레기를 치우는 로봇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지구의 쓰레기를 치우는 로봇 윌 E가 주인공인데 말없이 몇 백 년을 그렇게 살아오다 감정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처음 이 말없는 이 로봇을 바라볼 때의 쓸쓸하고 절절한 느낌을 잊을 수가 없는데 만약 드넓은 지구에 남은 모든 생명체들 중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나 하나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감정을 나눈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로 괴기한 모습이지만 볼수록 사랑스러운 이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힐링 애니메이션입니다.
3. 소울
순수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힐링 영화입니다. 인생의 목표였던 최고의 밴드에서 연주할 기회가 주어지며 꿈을 이루기 직전 '조'가 사고를 당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조는 사고 직전 무명의 재즈 피아니스트였는데 사고 직후 영혼이 되어 생명체가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 떨어지게 됩니다. '태어나기 전의 세상'에서는 나의 배경이나 상황, 어떤 다른 요소 없이 성향이 다른 영혼들의 모습을 모두 인정하게 되고 '나'에 대해서도 직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이런 요소들을 바라보다 보면 단순한 기쁨과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직접적인 대사나 큰 사건 사고가 없음에도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디즈니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주인공들의 케미나 확실한 캐릭터들에서 오는 매력은 물론이고 이 작품은 그래픽과 사운드 트랙 등 세세한 요소들 역시 역대급이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 역시 어린아이들 보다는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 분명 익숙지 않은 새로운 시도였음에도 뛰어난 작품성과 전달력을 갖춘 멋진 영화였습니다.